[필사] 위대한 대화 - ”무한게임을 해야 더 단단한 플레이어가 됩니다.” - 경영사상가, 사이먼 시넥

Jun 10, 2025 | Jun 1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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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oon.With.Wisdomtr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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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게임을 해야 더 단단한 플레이어가 됩니다.

변동성, 복잡성, 모호성이 극에 달한 지금의 세계에산 정해진 결승선도, 당장의 승자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단기 승패 위주의 사고방식은 또 다른 위기를 불러낼 뿐입니다. 점점 플레이어는 탈진하고, 윤리는 퇴색되며, 분위기는 살벌해집니다. 누가 승자이고 최고인지 집중하던 과거의 습관을 버리고 멀리 봐야해요.
 
통찰력 있는 지식인은 우리가 산발적으로 느끼고 있던 세상의 변화를 선명한 언어로 정돈해 주고, 더 나은 룰이 있는 세계로 우리를 데려간다. 우리는 이제까지 1등, 최고, 숫자를 목표로 달리며 ‘이기는 게임’이 진리라고 말하는 세상을 살아왔다. 그러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세트장처럼 시야가 좁은 유한게임 세상에선 1등도 꼴등도 불안에 떤다. 성과는 찰나에 불과하고, 플레이어가 탈진할 때까지 경기는 살벌하게 계속되기 때문이다.
 
그는 묻는다. ‘당신은 무한게임 플레이어가 될 것인가, 유한게임 플레이어가 될 것인가.’ 무한게임의 목표는 승리가 아니라 프레이의 지속이다(라이크 네덜란드). 이제껏 윤리와 대의명분, 지속 가능성에 대한 수많은 논의가 있엇지만 시넥은 그것을 시야의 한계를 없애는 ‘무한게임’이라는 새로운 세계관에 담아냈다.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와중에 환호받을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는 월스트리트의 유한게임식 경영 압박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한다. 주식시장은 평범한 시민이 국가의 부를 나누어 가진다는 원래의 취지대로 작동할 때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지만, 지금은 유한게임의 단기 성장 도구로 전락해 균형과 신뢰도를 잃었다는 것.
 
미국인의 주식투자 비율은 최근 20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고, 중산층은 대거 빠져나갔다. 기업도, 개인도 하루빨리 유한게임 트랙에서 나와 무한게임 세계관으로 리셋해야 한다는 <인피니트게임>의 사이먼 시넥을 전격 인터뷰했다.

무한게임의 주목적은 게임을 계속해 나가며 그 게임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입니다.

무한게임이란 무엇인가요?

말 그대로 시간이 무한대로 주어지는 긴 게임입니다. 참여자도 규칙도 정해져 있지 않고 명확한 종료 지점도 없어서 사실상 ‘이긴다’라는 개념도 없죠. 무한게임의 주목적은 게임을 계속해 나가며 그 게임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입니다.
 
 

지금시대에 왜 무한게임 세계관이 중요한가요?

변동성, 복잡성, 모호성이 극에 달한 지금의 세계에선 정해진 결승선도, 당장의 승자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점점 더 많은 무한게임을 경험합니다. 일례로 학교 교육은 유한하지만, 교육 자체에는 승패가 없죠. 좋은 학교를 나와 빨리 취업해도 성공의 룰은 바뀌고 결승점은 다른 곳으로 이동해 버립니다.
 
단기 승패 위주의 사고방식은 또 다른 위기를 불러낼 뿐입니다. 점점 플레이어는 탈진하고, 윤리는 퇴식되며, 분위기는 살벌해집니다. 누가 승자이고 최고인지 집중하던 과거의 습관을 버리고 멀리 봐야 해요. 역설적이지만 그래야 단기적으로 더 단단한 플레이어가 될 수 있습니다.
 
 

무한게임 세계관과 유한게임 세계관이 맞붙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나요?

베트남전을 예로 들어볼게요. 미국은 베트남전을 유한게임이라고 생각했고, 베트남은 무한게임이라고 생각했어요. 미국은 이기기 위해 싸웠지만, 북베트남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싸웠습니다. 숫자상으로 모든 것이 우세했음에도 미국은 수렁에 빠졌죠. 유한게임 방식으로 무한게임에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베트남전에서 졌다’는 말보다 전쟁을 지속할 의지력과 자원을 소진해서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는 표현이 정확합니다.
 
 

유한게임 리더는 무한게임 리더를 이길 수 없습니까?

질문이 틀렸습니다. 무한 리더는 유한 리더와 싸우지 않아요. 포용해서 더 나은 판을 만들 뿐. 유한게임 리더는 실적에 유리한 모든 짓을 합니다. 정리해고, 인수합병을 통한 외형 성장, 자사주 매입 등이죠. 직원들은 그 누구도 실적 앞에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반면 무한게임 리더는 승패가 아니라 시장 전체와 대의명분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지난 10년간 매출이 10배 증가한 파타고니니아 전 CEO 로즈 마카리오는 “지구를 되살리는 일을 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발견했고 수익도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2006년 포드 자동차에 부임한 CEO 앨런 멀러리는 겨쟁자였던 GM과 크라이슬러를 위한 구제 금융에 찬성했습니다. 선의의 라이벌이 있어야 게임이 중단되지 않고 계속된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 비즈니스 업계에는 유한게임 세계관의 영향력이 훨씬 우세합니다. 그들에게 달라진 세계와 바뀐 규칙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요?

두 참여자를 예로 들어보죠. 한 회사는 경쟁자를 물리치는 것에, 한 회사는 이상 실현에 집착했습니다. 한 때 마이크로소프트의 CEO였던 스티브 발머는 유한게임으로 애플을 이길 수 있으리라 확신했고, 애플의 아이팟을 겨냥해서 준을 만들었어요. 유한게임 리더는 자신이 이기는 결말을 만들기 위해 플레이합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반드시 져야 하죠. 준은 훌륭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애플의 한 임원에게 “아이팟 터치보다 준이 훨씬 낫던데요”라고 말했을 때, 그는 미소를 띤 채 대답하더군요. “그렇죠?” 그게 다였습니다. 그의 반응은 무한게임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었어요.
 
애플의 목표는 애플 자신을 뛰어넘는 것이었고, 준이 출시된 지 약 1년 뒤에 애플은 첫 번째 아이폰을 출시했습니다. 유한게임 참여자는 사람들에게 팔 수 있는 제품을 만들지만, 무한게임 참여자는 사고 싶어 하는 제품을 만듭니다. 결과적으로 게임 전체에 좋은 선택을 하지요.
 
 
그는 무한게임 리더라면 다음의 5가지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1. 가슴 뛰게 할 대의명분을 추구하라.
  1. 신뢰하는 팀을 만들어라.
  1. 선의의 라이벌을 항상 곁에 두라.
  1. 근본적 유연성을 가져라.
  1. 선구자적 용기를 보여주라.
특히 대의명분 추구는 무한게임 세계관의 본질이자 근거가 된다고 강조했다. 대의명분의 바탕은 2가지.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비전과 봉사 정신이다. 시넥은 기업의 리더는 자신이 추구하는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 정확히 그려지도록 ‘대의명분’을 공표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대의명분이 있는 리더와 없는 리더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죠?

명확한 구분점이 있어요. 유한게임 리더는 ‘좋은 일을 하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고 하는 반면 무한게임 리더는 ‘좋은 일을 하면 돈이 벌린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공식이라기 보다는 리더의 삶의 방식이고 사고방식입니다. 특히 봉사정신이 중요해요. 대의명분과 봉사 정신은 곁다리가 아니라 회사 의사결정의 핵심 기준입니다.
 
 

대의명분은 비전선언문과 어떻게 다릅니까?

대의명분에는 반드시 공적인 헌신과 꿈이 있어요. 자기중심적 비전선언문에는 교만과 야망이 어른거립니다. 우리는 업계 최고이고 우리 제품이 뛰어나서 모두가 원한다는 내용이죠. 그런 선언문은 시선을 잠재 소비자보다 회사 내부로 돌립니다. 그런 기업의 리더는 뛰어난 선수, 히트 상품, 잘나가는 앱을 보유하면 1등이라고 착각 하지요. 그러나 1등은 계속 바뀝니다. 게다가 제품 자체에만 집중하면 기업 문화가 망가집니다. 그래서 시야가 좁은 IT기업은 개발자가 아닌 일반 직원을 소외시키고, 실적이 부진할 때도 가장 먼저 직원을 탁하죠. 유한게임 리더에게 직원은 비용이지만 무한 게임 리더에게 직원은 한 명의 인간입니다.
 
 

경영사상가 찰스 핸디는 ‘인적 자원’이라는 용어를 써서는 안 된다고 하더군요. 직원을 비용으로 보는 것과 한 명의 인간으로 보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어떤 게임이든 플레이 하려면 의지력과 자원이라는 2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자원은 수치화하기 쉽지만 의지력은 측량하기 어려워요. 그러나 의지력에 대한 가치를 자원보다 낮게 보면 안 됩니다. 한정된 자원에 비해 의지력은 무한해요. 위기 상황이 되면 무한게임 리더는 직원 감축이 아닌 다른 대안을 찾습니다. 휴가를 준다거나 퇴직연금 동결을 제안한다거나요. 직원이 퇴사할수록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죠. 애플은 판매 사원과 일반직 직원에게 동일하게 완전보장 의료보험 등의 혜택을 제공해서 이직률을 현저하게 줄였습니다. 추가 비용은 신규 채용과 연수 비용을 아껴서 충당했거요. 코스트코는 계산원에게 높은 시급과 보험 혜택을 제공해서 고객 서비스와 매출도 늘어났습니다.
 
무한게임을 하고 싶으면 직원들을 잘 보살펴야 합니다. 그래야 직원들이 고객을 보살필 수 있어요. 그게 바로 무한게임 기업이 진정한 주주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입니다.
 
 

문화가 건강하면 관계에 기대고 건강하지 않으면 규칙에 기댄다는 당신의 통찰에 동의합니다. 무한게임 스타일의 신뢰를 끌어내기 위해서 리더가 가장 먼저 할 일은 무엇인가요?

자신의 취약성을 내보이는 결단을 해야 합니다. 10억 달러 규모의 해상 석유 굴차기인 URSA를 도입했던 석유 기업 쉘의 팀 리더 릭 폭스가 대표적이죠. 그는 아들과의 상담 경험을 계기로 직장에 카운슬러를 초빙해서 팀원들이 서로의 강점과 취약점을 터놓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죠. 현재 쉘의 URSA는 석유 산업 전체를 통들어 가장 훌륭한 안전 관련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팀 리더였던 릭 폭스가 먼저 취약성을 내보이는 용기를 냈기 때문에 이루어진 일입니다.
 
 

새로운 세계관이 정착되려면 가장 시급한 것이 리더의 변화인가요?

그렇습니다. 리더가 먼저 선구자적 용기를 보여주면 직원들도 따라서 용기를 냅니다. 아이들이 부모를 따라 하듯 직원들은 리더를 따라 하니까요.
 

저는 맥가이버 칼로 유명한 스위스의 빅토리녹스의 CEO 칼 엘스너의 발언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영원히 좋을 수도 없고 끝없이 나빠지기만 할 수도 없다. 우리는 다음 분기가 아닌 다음 세대를 바라본다.” 뛰어난 리더 한 사람의 결심이 시장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겠더군요.

물론이죠. 빅토리녹스는 9.11테러가 발생하자 경영에 직격탄을 맞앗습니다. 경영진을 직원을 단 한 사람도 해고하지 않았고 오히려 신제품 개발에 투자를 확대했어요. 빅토리녹스는 9.11테러 이전과는 다른 기업이 되었습니다. 스위스 아미 나이프의 비중이 매출의 95%에서 35%로 줄었습니다. 대신 여행용품, 시계, 향수를 새로 판매하면서 매출이 두 배 이상 상승했죠. 무한게임 리더는 안정적인 기업이 아니라 회복탄력성이 높은 기업을 만들어요.
 
 

반대로 유한게임 리더들이 저지르는 잘못 중에 당신은 윤리적 퇴색을 큰 문제로 거론했습니다. 윤리적 퇴색이란 무엇인가요?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면서도 자신이 윤리적이라고 믿는 현상입니다.
 
 

윤리 문제는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예민한 사안임에도 필터링이 잘 되지 않는 이유가 뭐죠?

윤리적 퇴색에 젖은 리더는 사악하기보다 자기 기만에 빠진거에요. 자기기만에 빠진 뇌는 인과관계에서 나를 빼고 제도를 탓합니다. 2015년 중증 알레르기 치효제 에피펜을 판매하는 회사 마일란은 주가를 올리기 위해 에피펜의 가격을 폭등시킨 적이 있어요. 이윤 때문에 윤리를 저버린 CEO 헤더 브레시에게 반성하느냐고 물었지만, 그는 “현 의료보험 제도에 합당하게 회사를 운영한 행위에 대해 사과할 생각은 없습니다”라며 잘못을 인지조차 못 했습니다.
 
인스타그램, 스냅챗, 페이스북과 다수의 게임 회사들 또한 중독성 강한 서비스를 공급하면서 관련 법이 없다는 이유로 발을 뺍니다. ‘자동 추천 기능’을 사용자 경험 증대를 위해서라고 말하죠. 이런 행동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면 업계 표준이 되는 것입니다.
 
나아가 유한게임의 리더는 보상체계 자체에 비윤리적인 행동을 장려하는 구조를 만들어요. 2016년 중반 웰스파고은행 직원들이 350만 개 이상의 유령 계좌를 만드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죠. 그 일로 직원 5,300명이 해고됐습니다. 윤리적 퇴색이 만연한 곳에서 일하면 보통 사람도 규칙을 위반합니다. 그 가운데는 어김없이 실패한 리더쉽이 있어요.
 
 

CEO들도 부임 초기에 어떤 세계관으로 기업을 운영할지 기로에 설 것 같네요. 그런데 창업자가 무한게이 세계관으로 시작했어도 중간에 유한게임으로 변질되는 기업도 많지 않습니까?

페이스북도 시작은 무한게임이었어요. ‘모두가 가까워지는 세상’이라는 대의명분이 부끄럽게도, 지금은 가짜뉴스와 사생활 침해를 방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창업자의 대의명분을 반드시 종이에 적어서 보이는 곳에 두라고 조언합니다. 나침반을 자주 봐야 혼돈에 빠지지 않으니까요.
 
 

임원들이 자주 겪는다는 유한게임 탈진증후군이란 무엇인가요?

대의명분과 가치가 사라진 성장의 쳇바퀴를 설치류처럼 돌리다 무기력과 탈진에 이르는 병입니다. 유한한 방식으로 무한을 플레이하면 자신을 파괴하게 됩니다. 인생을 즐긴다는 명목으로 디저트를 너무 많이 먹고 당뇨병에 걸리는 것과 비슷하달까요.
 
사이먼 시넥은 기업의 리더에게 유한게임을 부추기는 월스트리트의 영향력을 강하게 비난했다.
 

기업의 평균 수명이 계속 줄어드는 데 월스트리트가 악역이었다고 보시나요?

사실입니다. 매킨지의 연구에 따르면 1950년대엔 기업의 평균 수명이 61년을 기록했는데 오늘날엔 불과 18년밖에 되지 않아요. 월스트리트 기업들이 유한게임 리더쉽을 도입했고 경영대학원도 그것을 표준으로 가르쳤습니다. 대표적으로 제너럴모터스, 시어스, 이스턴 항공, 블록 버스터는 한 때 강한 기업이었지만 리더가 유한게임으로 경영해서 쇠퇴의 길을 걸었습니다.
상생.
 
스타트업 기업가 역시 우려스러워요. 월스트리트의 압박으로 성장에 불쏘시개가 되어줄 벤처캐피탈이나 사모펀트의 투자를 받은 후 3~5년이 지나 회사를 되팝니다. 수순처럼 기업은 동력을 잃고 문화는 파괴됩니다.
 
 

헨리 포드가 ‘오로지 돈만 버는 기업은 형편없는 기업이다’라고 말했다죠. 무슨 뜻입니까?

비즈니스가 돈에만 집착 했던 적은 역사상 한 번도 없었어요. 위대한 기업들은 언제나 어떤 제품을 판매 하는지 보다는 어떤 목적을 수행 하는지에 따라 결정되어 왔습니다. 자본주의는 삶의 질, 기술 향상, 그리고 함께 살아가고 일하는 인류의 능력 전반에 걸친 ‘진보’를 포괄해요.
 
 

당신은 자본주의라는 욕망의 시스템을 너무 이상주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아닌지요?

20세기 중반까지 미국의 기업은 실제로 건전했습니다. 애덤 스미스는 무한게임 방식으로 자본주의 시장에서 기업의 책임을 정의했어요. 그런데 1970년대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이 한 기고문에서 주주가치가 최우선이라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기업의 유일한 목적은 합법적인 틀 안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는 그의 주장이 유한게임 경영의 기초가 됐죠.
 
프리드먼 이후, 임원들은 스스로를 위대한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의 관리인으로 생각하지 않고 주주들의 대리인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리드먼식 비즈니스 관행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그 주장 덕에 이익을 본 소수의 사람들입니다. 인류 역사와 주식시장 폭락 사태를 가만히 돌이켜보세요. 불균형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었습니다. 유한게임 경영을 막기 위해 도입된 글래스-스티걸 법안이 폐지된 이후 주식시장에는 세 번이나 대폭락이 있었어요. 1987년 블랙먼데이, 2000년 닷컴버블, 2008년 금융위기가 그것이었죠. 시장이 균형을 잃으면 반드시 조정이 일어납니다. 그것이 무한게임이 작동하는 방식이에요. 지금처럼 월스트리트가 주도하는 유한게임 경영이 지속된다면 기업의 지원과 의지력은 바닥나고 말 것입니다.
 
 

주주가 자본주의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왜 나쁩니까?

현실에서 주주는 전혀 기업의 주인처럼 행동하지 않으니까요. 오히려 기업을 빌린 사람처럼 행동하죠. 경제 방송도 거래 전략과 단기적인 시장 동향만을 다룰 뿐입니다. 단기 수익만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회사를 렌터카처럼 생각한다면, 기업의 리더가 그들을 주인으로 대접해 줄 필요가 있을까요?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주주들 또한 자신을 기업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으로 여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기업의 책임이 재정의되어야 한다고 보시나요?

기업의 책임은 목적 추구와 인류 보호이고, 가장 마지막이 이익 창출입니다. 이런 기준으로 운영했을 때 오래가고 이익을 얻습니다.
 
 

당신은 오래 전부터 애플을 무한게임 기업으로 존중했습니다. IBM과 블랙베리, 구글, 페이스북과 달리 애플은 어떻게 무한게임을 계속 지속할 수 있었던 거죠?

IBM이 PC를 출시했던 1981년 8월, 애플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전면광고를 냈습니다. “IBM을 환영합니다. 진심으로.” 애플은 IBM과의 경쟁에서 한 단계 높은 수준을 택했죠. 경쟁자는 고객을 확보하고자 애씁니다. 하지만 선의의 라이벌은 애호가를 만들어요. 애플 애호가들에게 IBM은 과거였고 애플은 미래였습니다.
 
1970년대 후반으로 돌아가 보면 PC 업계의 혁명을 일으키고 있던 사람은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둘만이 유독 똑똑한 사람인 것도 아니었죠. 오히려 이 둘은 사업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게 없었어요. 애플을 특별한 회사로 만든 것은 빠른 성장, PC에 대한 색다른 생각이나 능력이 아닙니다. 애플을 특별하게 만들어 준 것은 바로 같은 패턴을 몇 번이고 반복할 수 있는 점이었어요. 다른 경쟁자들과 달리 애플은 컴퓨터 산업, 소규모 전자기기 산업, 음악 산업, 휴대전화 산업, 그리고 광범위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뒤집어 놓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애플은 목적이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죠. 그들은 항상 ‘why?’로 돌아가 다시 시작합니다. 사용자의 움직임을 추적해 개인정보를 파는 구글과 페이스북과 달리 애플은 지금도 개인정보의 수호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어요.
 
 

당신이 생각하기에 무한게임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태도는 무엇인가요?

겸손과 인내입니다. 무한게임의 플레이어는 선의의 라이벌이 사라진 후에도 겸손함을 유지해요.
 
 

마지막으로 다이내믹한 속도전으로 유한게임의 마지막 성장 신화를 통과하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인생에서 다수의 무한게임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라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커리어는 그 중 하나입니다. 양육, 우정, 학습 같은 게임에서는 절대 승자가 될 수 없어요. 이기면 즐겁고 지면 고통스럽지만 계속해서 게임을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생명이라는 무한게임의 유한한 플레이어입니다. 우리가 떠난 뒤 자녀가 타인에 봉사하는 삶을 살도록 양육하는 것으로 우리는 다음 세대의 무한게임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베푸는 활동이 인생 게임에 득이 됩니다. -202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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